안상수 대표 등 ‘핵심 3인방’ 왕따시킨 채… 비주류 최고위원들 ‘따로 오찬’

입력 2011-02-17 21:39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을 비롯한 정두언 서병수 박성효 정운천 최고위원이 17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당내 개헌특위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은 표면적으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새롭게 임명된 정운천 박성효 최고위원을 환영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실상은 당 핵심 지도부를 ‘왕따’시킨 비주류 최고위원들의 모임이었다. 오찬 자리를 주재한 홍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중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심재철 정책위의장 등 핵심 3인방은 아예 부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홍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안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 조찬 모임에 불참했다. 홍 최고위원 관계자는 “당 대표가 주재하는 조찬에 불참하거나 오찬 모임에 대표와 원내대표를 배제한 것은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오찬에 참여한 몇몇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회의운영 방식이나 회의안건 선정 절차가 지나치게 독선적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내 개헌 논의를 위한 특별기구 구성을 놓고 김 원내대표와 홍 최고위원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김 원내대표가 “개헌 문제를 논의할 개헌특위를 최고위 산하에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하자 안상수 대표는 “원내대표의 의견을 존중하자”고 거들었다. 그러나 홍 최고위원은 “정책위원회 산하에 두고 안이 올라오면 최고위에서 논의하자”고 반대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정책위에서 안을 만들고 최고위에서는 나중에 논의하는 것이 낫다”고 동조했다.

이어 심 정책위의장과 나경원 정운천 최고위원은 김 원내대표 제안에 찬성한 반면, 박성효 최고위원은 홍 최고위원의 제안을 지지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아예 개헌 논의 자체를 반대했다. 결국 개헌특위를 최고위 산하에 두는 문제는 최고위원 9명의 찬반 의견이 5대 4로 갈려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개헌특위를 어디에 설치할지 문제는 사실 별다른 의미가 없다”며 “개헌에 찬성하거나 혹은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각자 입장에서 좀더 명분을 얻기 위한 기싸움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