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별 지동원, 어디로 동원될까… 올림픽·청소년팀도 차출 원해 정해성 감독 혹사 우려
입력 2011-02-17 18:02
축구 대표팀 선수 중복 차출 문제가 일본 전지훈련장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지동원(20·사진·전남)과 소속팀 정해성(53) 전남 드래곤스 감독이 이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 감독은 17일 일본 미야자키 쉐라톤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동원의 경우 11월부터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터키전까지 치뤄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그 연령 때 선수들은 이같은 중복 차출이 부대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지동원을 올 시즌 중 절반은 쓰지 못할 수 있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며 대한축구협회의 교통정리를 촉구했다.
정 감독의 이같은 반응은 올해 A대표팀과 올림픽(U-23) 대표팀, 청소년(U-20) 대표팀 일정이 겹쳐 일부 선수들의 중복 차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9월2·6일, 10월11일, 11월11·15일)과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6월19·23일, 9월21일, 11월23·27일)을 비롯해 FIFA U-20 월드컵(7월29일∼8월20일·콜롬비아)이 치러지고, 그 중간에 A대표팀의 평가전(6월4·7일, 8월10일, 10월7일)도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조광래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지동원을 비롯해 손흥민(19·함부르크), 남태희(20·발랑시엔)는 U-20 대표팀은 물론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에 모두 포함돼 자칫 모든 대회에 참가시키면 선수 혹사 논란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협회는 A대표팀과 올림픽(U-23) 대표팀, 청소년(U-20) 대표팀 일정이 겹치면 A대표팀 차출을 우선으로 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지동원의 경우 여전히 명확한 해답을 못 내리고 있다. 조영증 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가장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선수가 지동원이다. 지동원은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는 공격수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으로 선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홍명보(41)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도 “협회 기술위원회가 각급 대표팀 지도자들과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 감독은 이에 대해 “A대표팀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게 전례로 봐서는 맞는 것 같긴 하지만 다른 경기들도 비중이 적지 않다”면서 “협회 측에서 선수를 어디에 중점을 두게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 협회 기술국장과 기술위원장, 전무, 수석부회장, 각급 대표팀의 세 감독이 중지를 모아 시급히 정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미야자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