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니가’ 솔로 데뷔 배다해… “성악 접자 더 고운소리, 내겐 대중가요가 딱”
입력 2011-02-17 17:36
지난해 여름 4인조 클래식 걸그룹 바닐라루시의 보컬 배다해는 대중음악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다. 그는 당시 KBS 2TV ‘남자의 자격-합창단 하모니’ 편에 출연을 결심했고 오디션에서 ‘오페라의 유령’ 수록곡 ‘띵크 오브 미’를 불렀다. 작고 가녀린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힘 있고 청아한 목소리에 심사위원들은 허리를 곧추 세웠다. 이는 그가 ‘남자의 자격’ 합창단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며 ‘벼락스타’가 된 시작이었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천상의 목소리’ 배다해(27)를 만났다. 지난해 말 바닐라루시에서 탈퇴한 그는 디지털 싱글곡 ‘어떻게 니가’로 홀로서기 중이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이 원하는 음악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가고 있어요. 그룹일 땐 서로 잡아주고 기댈 수 있었는데 혼자 활동하니 부담이 너무 커요. 긴 생명력을 가진 가수,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가수가 될게요.”
디지털 음원 순위 10위 안에 머물고 있는 ‘어떻게 니가’는 클래식한 느낌의 팝 발라드다. 배다해 특유의 곱고 청아한 목소리가 한껏 드러나는데, 떨림이 많고 울부짖는 요즘의 발라드 창법과는 정반대다.
“처음 이 곡을 받았을 때 요즘 알앤비 발라드처럼 내지르려고 했어요. 몇 번 시도했는데 어울리지 않아서 오히려 절제하면서 반가성(半假聲)으로 불렀어요. 호흡을 억제하면서도 제 음색은 그대로 살리는 건데 이게 엄청 힘들더라고요.”
바닐라루시를 탈퇴한 후 불거진 ‘뜨고 나니 그룹을 버렸다’는 소문에 대해 물었다.
그는 “‘남자의 자격’에서 인기를 얻은 후 혼자 하는 스케줄이 부쩍 늘었다. 또 바닐라루시가 추구하는 음악과 대중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음악이 달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저 원래 ‘깡’이 없어서 혼자 하는 거 무서워해요. 그래도 서로 갈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에요.”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그는 성악을 포기하고 대중가수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성악할 때는 무리한 발성을 많이 해서 목이 자주 아팠다. 이쪽 일 하면서 피곤함이 사라지고 더 고운소리를 내게 됐다”면서 “나에게 대중가요가 딱 인듯하다”며 웃었다.
이제 그는 ‘남자의 자격’의 인기를 뒤로 하고, 자신의 음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앞으로 두세 달 안에 미니 앨범이나 정규 앨범 형태로 신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남자의 자격’ 이전에는 제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고 인정받을 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대중이 제 목소리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으니, 그때 받은 과분한 사랑에 보답해야죠.”
지난 13일 ‘부활 요조 발렌타인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그는 “관객들이 내 노래를 듣고 좋아해주는 걸 보고 너무 감격스러웠다. 방송 출연도 중요하지만 무대에 자주 서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보여줄게 은근히 많아요. 피아노를 연주하고요, 작사 작곡도 하고 있어요. 작년부터 기타를 배웠는데 부활의 서재혁 오빠한테 레슨도 받을 예정입니다. 히든카드로 남겨놓고 있는데 하나씩 공개할게요.”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