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학자 참여 논문 2편, 네이처에 동시 게재
입력 2011-02-17 03:03
한국인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 논문 2편이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에 17일 동시 게재됐다.
KAIST 생명과학과 최준호(왼쪽 사진) 교수, 이종빈 박사팀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신경생물학과 라비 알라다 교수, 임정훈 박사팀과 공동 연구로 24시간 주기 생체리듬(일명 생체시계)을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의 기능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형질전환 초파리를 대상으로 지난 4년간 행동 유형을 실험한 결과 뇌의 생체리듬을 주관하는 신경세포에서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를 찾아냈다. ‘투엔티-포(Twenty-four)’로 이름 붙여진 이 유전자는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피리어드’ 단백질이 잘 합성되도록 돕는다. 최 교수는 “인간을 포함한 고등생물의 수면장애, 시차적응, 식사활동, 생리현상 등 일주기성 생체리듬의 문제 해소 방안을 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ST 기계공학과 민범기(오른쪽) 교수팀은 같은 대학 이용희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강광용 박사, 서울대 박남규 교수와 함께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매우 높은 굴절률을 가진 ‘메타 물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메타 물질은 원자나 분자로 이뤄진 자연계 물질과 달리 빛이나 전자기파 등에 대한 물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지칭한다. 빛은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을 투과하면 입사하는 각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굴절(양굴절)한다. 물컵에 젓가락을 넣으면 아래로 꺾여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메타 물질은 정반대로 굴절하는데 이를 ‘음굴절’이라고 한다. 이런 메타 물질의 성질을 이용하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클로킹(cloaking·은폐)하는 투명 망토’ 제작 등이 가능하게 된다. 미국 MIT대는 2007년 메타 물질을 ‘10대 유망 미래기술’로 선정한 바 있다. 민 교수는 “고해상도의 이미징 시스템이나 전자기파, 광파의 경로를 마음대로 제어하는 초소형 광학 소자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