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 창시자’ 쑹타오 교수 타계

입력 2011-02-16 19:30

“퇴원하면 학교로 돌아가 강의를 하고 싶다.”

중국 인민대 쑹타오(宋濤) 정치경제학과 주임교수는 96세이던 지난해 춘제(春節·설) 때 노환으로 입원한 병원에서 지바오청(紀寶成) 인민대 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쑹 교수는 지난 9일 향년 97세로 타계했다고 베이징 신경보가 15일 보도했다. 그는 중국에서 마르크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연구한 1세대 학자로서 ‘신중국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그는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로 중국이 오늘날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는 데 기여했다.

쑹 교수의 저서 ‘정치경제학 교과 과정’은 1984년 처음 발행된 이후 제8판까지 인쇄되면서 발행부수가 100만권에 이른다.

이 노(老)교수는 참된 교수의 모습으로 더 유명하다. 쑹 교수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항상 강의와 연구에 푹 빠져 있었다. 젊은 교수들이 주5일 근무를 했지만 그는 평일 강의가 끝난 이후는 물론 주말에도 교수실에서 연구를 하곤 했다. 그의 조수로 일했던 대외경제무역대학 양궈량(陽國亮) 국제경제무역학원 부교수는 “우리가 보기에 그의 생활은 매우 단조롭고 재미없어 보였지만 그는 일을 하는 가운데 스스로 기쁨과 행복을 누렸다”고 회고했다. 양 교수는 “보통 나이 든 교수들은 조수 등에게 글이나 논문을 써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달랐다”며 “그는 이미 노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학술회의에 참가할 때마다 스스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쑹 교수는 노령에도 수업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수업이 끝난 뒤 박사과정 학생들을 자신의 연구실로 불러 토론했다. 그의 또 다른 조수 역할을 했던 인민대 양다웨이(陽達偉) 정치경제학 제1연구실 교수는 “그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서 있을 힘조차 없을 때가 돼서야 비로소 나에게 강의를 대신 시켰다”고 말했다. 쑹 교수는 90세이던 2004년 말 교수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명예교수로서 계속 연구실에 남아 연구에 몰입했다.

중국인들은 진정한 교수의 모습을 보여준 그가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더욱 안타까워했다. 인민대는 인터넷 학교 홈페이지에서 ‘쑹타오 교수를 기리며’라는 추도문을 통해 “쑹 교수는 중국의 뛰어난 경제학자이자 위대한 교육가”라고 밝혔다. 또 “쑹 교수는 일생을 가르치고, 학생들을 사랑하며, 우수한 학생과 교수들을 양성하는 데 모든 열정을 다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