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비움과 여백
입력 2011-02-16 19:33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지상의 방 한 칸이면 족할 그 이상의 방 몇 개가 더 있습니다. 채마밭이면 될 땅이 아닌 더 많은 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쓰지 않을 가재도구도 여러 개 가지고 있으며 때때로 읽지 않은 책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걸칠지 말지 모르는 옷들과 신발, 자동차 그 밖의 많은 것을….
그러나 비워야 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 모두를 쓰는 것이 제때 필요한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여백은 사람을 행복하게 합니다. 그림도 여백으로부터 자유로운 상상이 오고 사유와 행간에 대한 추측을 불러오지요. 자꾸 비워내고 덜어 주어야, 갖고 싶은 욕심도 조금 생길지 모릅니다. 가능하다면 덜어 주고 비워내어 가난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그래서 때때로 많은 것을 가진 것을 부끄러워 오히려 채우지 않고 비워내는 연습을 해야 하지요. 나와 내 가족만 위한 소유는 부끄럽습니다.
■ 김영미 원광대 한국학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 졸. 독일 프랑크푸르트 갤러리 운 등 국내외 개인전 13회. 서울아트페어, 쾰른아트페어 등 그룹전 120여회. 1991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