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러시아 수산업체 남쿠릴열도서 공동사업” 日언론 보도

중국과 한국의 수산업체가 러시아와 일본 간 영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서 러시아와 공동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중국 수산물 업체가 러시아 기업과 협의를 마치고 남쿠릴열도의 한 섬에서 해삼을 비롯한 해산물 양식사업을 시작할 예정라고 전했다. 중국 다롄(大連)의 한 수산물 회사와 러시아 기업 ‘보즈로주데니예’는 이달 초 남쿠릴열도 중 쿠나시르(일본명·구나시리)에서 이 사업을 하기 위해 합자회사를 만든다는 기본 합의각서에 서명했다. 보즈로주데니예 사장은 “중국 기업은 자금력과 기술을 갖춘 데다 광대한 해삼 판매시장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중 합자회사는 환경조사 등을 거쳐 오는 4월부터 본격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도 러시아 수산업체와 쿠나시르에서 공동사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극동의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에서 2명의 담당자가 쿠나시르를 방문해 합의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 지역을 처음 방문하는 등 남쿠릴열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 이외에 중국이나 한국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 기업의 남쿠릴열도 사업 진출 움직임에 대해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그런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입장과 상충한다”며 “사업을 추진하려면 일본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은 제3국 기업들의 남쿠릴열도 투자가 계속될 경우 러시아가 더욱 강하게 영유권을 주장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