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효과 기대감에 ‘딤섬본드’‘예금’에 돈 몰린다
입력 2011-02-16 21:51
중국 화폐인 위안화에 ‘베팅’하는 금융상품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에 투자하는 펀드에 1주일 새 120억원이 몰리고, 은행에서는 위안화 예금 열기가 뜨겁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절상 효과’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 11곳의 위안화 절상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위안화가 평균 5.9% 절상될 것으로 분석됐다. 스탠다드차타드 등은 올해 절상률을 7.1%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절상률이 3%였다.
◇금융투자업계 핫이슈 딤섬본드=딤섬본드는 홍콩에서 해외기업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중국식 만두를 가리키는 ‘딤섬’의 이름을 땄다. 중국 본토에서 해외기업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팬더본드’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 자격이 있어야 발행이 가능하지만, 딤섬본드는 이런 제한이 없어 위안화에 투자하는 우회 수단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지난 7일 국내 업계 최초로 ‘하나UBS딤섬증권투자신탁[채권]’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그동안 사모펀드나 금전신탁 형태로 출시돼 가입금액이 높았는데, 공모펀드로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1주일 새 120억원이 몰렸다. 이 상품은 딤섬본드를 전체 자산의 90% 수준까지 편입해 운용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최근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딤섬본드 사모펀드를 내놨고, 삼성증권은 올 초 출시한 딤섬본드 금전신탁 상품의 3차 가입 모집을 시작했다.
딤섬본드에 투자한 펀드 수익은 크게 투자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과 위안화 절상 시 얻을 수 있는 환차익으로 구성된다. 기껏해야 연 1∼2% 정도의 수익률을 내는 채권 투자만 놓고 보면 매력이 크지 않지만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절상률만큼의 환차익이 추가 수익률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올해 기대 절상률(5.9%)을 더할 경우 7∼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셈.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김태훈 과장은 16일 “시중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임을 감안할 때 딤섬본드는 안정성이 높은 투자처”라며 “위안화 절상에 베팅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 크게 중국본토 펀드, 딤섬본드 펀드, 위안화 예금 등 세 가지인데 중국본토 펀드는 대부분 가입물량이 소진됐고, 위안화 예금은 금리가 워낙 낮아 딤섬본드 펀드가 최근 뜨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펀드이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은 없다고 덧붙였다.
◇위안화 예금 인기몰이=올 들어 위안화 상품에 대한 열기가 고조되면서 은행들도 금리를 얹어주는 등 고객 끌기에 나서고 있다. HSBC은행은 지난 10일 ‘위안화 종합예금 및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은행권 위안화 통장 중 유일하게 최대 0.4%의 금리를 제공하고 환전수수료 이외 기타 수수료 부담도 없다.
외환은행의 경우 개인고객 대상 위안화 예금이 올 1월 말 792만 달러로 지난해 7월 말(381만3000달러)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6월 위안화 예금을 처음 판매한 후 예금 잔액이 16일 현재 162만8000달러에 이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위안화가 국제결제통화가 아니어서 외화자금을 운용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금 잔액에 대해 이자 지급을 하지 않는데도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김아진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