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치우고… 올림픽 유치 응원도 하고… 민주 지도부 “가자 강원으로”

입력 2011-02-16 18:46

“꽉꽉 눌러 채우게. 많이 실어.”

폭설이 내린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에서 16일 오후 눈을 치우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들것’에 눈을 담던 막내아들뻘 병사에게 한마디 던졌다. 손 대표는 성이 안 찼는지 직접 삽을 들고 눈을 눌러 담았다. 그는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뭐가 힘들어”라고 되받아쳤지만 땀방울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손 대표는 “우리가 치운다고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만 어려울 때 한 사람이라도 돕는 것이 상부상조의 정신”이라며 “하루빨리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강원도민의 아픔을 돌봐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강원도에 총출동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폭설로 고통 받는 강원도민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국군 23사단 장병 550명과 함께한 제설작업에는 정동영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과 최종원 강원도당 위원장 등이 동참했다. 중앙시장 곳곳에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눈이 쌓여 있었고, 포클레인과 덤프트럭 등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정 최고위원은 “스위스도 아니고 시내에 웬 눈이 이렇게 많으냐. 시내에서 눈 치워보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켜보던 일부 여성 주민들은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삽을 들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오전엔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최고위원·특위 연석회의를 열었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동정론을 자극해 강원 민심을 잡겠다는 뜻도 묻어났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강원도민의 소망과 이 전 지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초당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당 소속 지자체에서 제설작업 차량 80여대를 비롯해 각종 구호물품과 자원봉사 인력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설 연휴를 강원도에서 보낸 지 10여일 만에 다시 찾은 손 대표는 강원 방문 일정을 17일까지 연장하며 민심 다지기에 주력했다.

강릉=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