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 동행여성은 동생 김여정?… 당국자 추정 "정철은 미혼"
입력 2011-02-17 01:1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차남 김정철(30)과 함께 지난 14일 에릭 클랩턴의 싱가포르 공연을 관람했던 젊은 여성은 친동생 김여정(24)으로 추정된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정철이 미혼이라는 점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친동생인 여정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국내 TV 카메라에 포착된 이 여성은 공연 내내 정철과 나란히 앉아 웃으며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무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정철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 등 절대 권력자의 차남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특히 얼굴형이 동그랗고 볼살이 통통한 모습이 과거 공개됐던 여정의 어린시절 사진과 흡사해 당국의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정은 성혜림에게서 태어난 장남 김정남(40)과 달리 정철·정은과 함께 고영희에게서 난 자식이다. 여정은 정철이 1993~98년 ‘박철’이라는 가명으로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 유학하던 시절 3층짜리 연립주택에서 함께 거주하며 헤스구트 공립학교에 ‘정순’이라는 가명으로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로 등극한 정은과 달리 정철과 여정은 후계구도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남다른 우애를 나눴을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정철의 싱가포르 나들이에 동행한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관측이다. 조선중앙TV는 2009년 4월 정철·정은·여정 3남매가 김기남 비서와 나란히 서서 찍은 ‘봄나들이’ 사진을 내보내기도 했다.
정부 소식통은 “정철의 싱가포르 체류기간은 1주일이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수족관이나 놀이시설이 많은 센토사섬 등을 돌아다니며 관광을 했고, 쇼핑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김 위원장의 칠순 생일선물 등 명품을 대거 구입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 직후 베이징을 거쳐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철의 싱가포르 방문 배경도 관심을 모은다. 북한 전문가들은 클랩턴의 열성팬인 정철의 순수 취미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의 생일선물 구입이 목적이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 허락 없이 해외에 나가기 어렵다는 점, 북한 당국이 경제난 속에서 김 위원장 생일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시점이라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3대 세습 구도와 연계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후계자 정은의 친형이긴 하지만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정치에 선을 긋는 제스처를 보여줄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