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상승률 23개월만에 최고… 두바이유 100달러 근접

입력 2011-02-16 18:46

수입물가 상승률이 2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이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4.1%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2009년 2월(18.0%) 이후 가장 높다.

원자재 가격이 1년 전보다 24.2%나 오르면서 수입물가 급등세를 이끌었다. 원자재는 원면이 96.6%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천연고무(79.8%), 밀(70.0%) 등이 급등했다. 구제역 여파로 수입 쇠고기값(30.6%)도 크게 뛰었다. 철광석(102.5%), 유연탄(41.7%), 원유(18.4%) 등 광산품 가격도 많이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수입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중동지역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이달에도 계속 오르고 있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주는 중국발 인플레 우려도 여전하다. 이란과 예멘 바레인 등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잇따르는 등 중동지역의 불안정성이 고조되자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다. 한국석유공사는 15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이 전일보다 배럴당 2.06달러(2.18%) 오른 99.29달러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2008년 9월 8일(배럴당 101.83달러) 이후 최고가다.

차이나플레이션(중국 상품의 가격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걱정이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는 4.9%로 목표 상한선(4%)을 훌쩍 넘었다. 중국 중앙은행은 인플레 심리를 잡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3차례나 금리를 올렸지만 역부족인 셈이었다. 전체 교역량 중 중국과의 비중이 20%를 넘어선 상황에서 중국의 물가 상승은 그대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2개월 연속 4%대의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먹거리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치솟으면서 이달에도 4%대 물가상승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