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지경부 산하 59곳 분석… 공공기관 ‘자리 싸움’ 벌써 혼탁

입력 2011-02-17 01:06

평균 연봉이 1억2000여만원인 지식경제부 산하 공공기관장 36명이 올해 안에 임기 만료로 교체된다. 평균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는 상임이사 39명도 바뀐다. 지경부 산하 전체 공공기관장(59명)과 상임이사(88명)의 절반 이상(51%)이 바뀌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기가 만료되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혼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 유력 인사가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 상임감사에 측근을 앉히려고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기가 만료되는 A기관장 자리를 놓고 여권 실세들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여권 인사는 “공공기관 임원 임기가 대부분 2∼3년이기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서 인사가 이뤄진다”며 “이 때문에 현 정부에 줄을 댄 인사들의 ‘막차타기’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고 말했다. 기관장·상임이사·상임감사 자리를 노리는 일부 후보자들의 인사 청탁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는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 등을 통해 지경부 산하 공공기관 61개 중 59개(올해 신규 지정된 2곳 제외) 기관 임원 552명의 현황을 분석했다.

올해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관리원 등 36곳이다. 이들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올해 기준 1억2048만원이다. 최고액 연봉자는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으로 2억6856만원이다. 한국표준협회(1억8920만원) 한국무역보험공사(1억6131만원) 한국기계연구원(1억5264만원)의 기관장도 고액 연봉을 받는다.

평균 연봉 1억148만원인 상임이사도 39명이 임기 만료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강원랜드 김형배 전무이사로 지난해 1억8600만원이었다.

비상임을 포함한 감사도 39명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 상임감사 12명의 평균 연봉은 1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984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경부 산하 기관장 등 공공기관 임원은 임원추천위원회나 운영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나 지경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임명한다. 그러나 인사의 독립성을 담보할 장치가 없어 낙하산 인사가 많이 기용된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한성대 무역학과 김상조 교수는 “인사철만 되면 낙선한 여당 국회의원,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 등이 연줄을 동원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전웅빈 이용상 최승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