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서 목사로 변신 김정식씨, 장애인과 함께 뮤지컬 만들었다
입력 2011-02-16 19:31
1980년대 ‘밥풀떼기’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이었다가 2007년 목회자로 변신한 김정식(52·사진) 목사가 뮤지컬 예술감독으로 나선다. 김 목사는 18일부터 3월 27일까지 KBS수원아트홀에서 공연되는 아카펠라 뮤지컬 ‘슈퍼스타’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16일 전화통화로 만난 김 목사는 예술감독으로 나선 이유를 “장애인들도 전문가가 돼서 사회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로 에둘러 설명했다.
‘슈퍼스타’는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아이들이 아티스트가 되는 과정을 밝게 그린다. 뮤지컬 배우 곽유림이 연출 겸 주인공을 맡고 뇌성마비 장애인 배우 김호빈과 피아니스트 김경민이 비장애인 배우 10여명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김 목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거리를 좁히고 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고 밝혔다.
“장애인 봉사활동을 열심히 오는 분도 막상 자기 집 앞에 장애인 단체나 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면 맨 앞에 서서 반대합니다. 그게 우리 현실이에요. 미국에서는 어려서부터 장애인과 비장앤인이 함께 성장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이해하고 돕게 되죠.”
김 목사는 “하지만 편견은 강제로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다. 장애인이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잘해서 비장애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장애인들에게 영상 편집과 촬영을 가르쳤는데 정말 잘했다. 연기는 직업이었고 연출도 해 왔으니 접목해서 할 수 있는 걸 해보자고 해서 뮤지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공연 제작 과정에서도 서로 이해시키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뇌병변 장애인들의 말을 비장애인이 알아듣기 힘들어요. 하지만 저는 잘 알아들으니 의사를 전달하고 발음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어요. 휠체어를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는 비장애인에겐 가르쳐줄 수도 있고요.”
고등학교 때 한센병 양로원 봉사활동을 계기로 장애인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김 목사는 “신앙을 갖게 되면서부터 장애인 사역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담임을 맡은 교회가 없다. 장애인들이 교회로 올 수 없기에 찾아가는 예배를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목사는 “나는 장애인을 돕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