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은 무엇인가

입력 2011-02-16 19:54


일반적인 성경 외의 다른 성경책들이 있다. 말하자면 성경이 인용하고 있는 여러 권의 책들이다. 이런 책은 성경 기자가 직접 인용하고 있으므로 성경과 동등하거나 성경에 버금가는 권위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몇 개의 구절만을 성경에 남겨둔 채 역사에서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성경이 인용한 책들은 다음과 같다.

(31) 성경기자가 인용한 책

1. 여호와의 전쟁기=이 책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역사적 자료는 없지만, 아모리 족속의 ‘바알 전쟁기’나 후대 왕정(여호사밧) 시대(BC 873∼849) 작품들 중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이 성경 본문에까지 언급된 것을 보면 매우 귀중한 책이었음에 틀림없다. 특히 여호와의 전쟁기라는 표제를 사용한 것은 하나님께서 전쟁의 주관자이심을 고백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아르논 강 근처에 위치한 ‘아르’에 관해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을 볼 때 가나안 정복을 기원하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찬양하며 불렀던 일종의 민요 모음집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민 21:14∼15).

2. 야살의 책=여호수아(10:12∼13)와 사무엘하(1:17∼27)에 언급된 책이며, ‘의로운 자의 책’이란 뜻이다. 이 책의 기원은 잘 알 수 없고 다만 정경 외에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위대한 인물이나 사건들)이 연대기에 따라 기록된 일종의 고대 수집 문서나 민족적 시편이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여호수아에서는 아모리 족속과 이스라엘 사람들 간의 전투에서 태양을 중천에 머물게 한 내용이, 그리고 사무엘하에서는 다윗이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활 노래’가 각기 인용되고 있다.

3. 다윗 왕의 행적에 관한 기록들=사무엘과 나단, 갓 등과 같은 선지자들이 다윗 왕의 ‘왕 된 일과 그의 권세와 그와 이스라엘과 온 세상 모든 나라의 지난날의 역사’(대상 29:29∼30)를 기록했었다고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어떤 내용을 기록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성경 기자가 직접 인용한 것을 보면 역사적으로 검증되고 신뢰할 만한 내용들이 기록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아마도 이 책에는 다윗 왕이 블레셋과 에돔, 모압, 암몬 등과 같은 주변 국가들과 벌였던 전쟁과 외교관계 등의 역사적 사실들이 기록되었을 것이다.

4. 솔로몬 왕의 행적에 관한 기록들=솔로몬의 행적이 ‘선지자 나단의 글과 실로 사람 아히야의 예언과 선견자 잇도의 묵시책 곧 잇도가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대하여 쓴 책’에 기록되었다는 내용이 있다(대하 9:29). 역대기 기자가 인용하는 자료들은 크게 역사적 자료들(이스라엘과 유다 열왕기 등)과 예언적 자료들(사무엘, 나단, 갓, 아히야, 잇도 등의 글)로 구분될 수 있다.

5. 에녹서=앞서 언급한 책들과는 달리 유다서(1:14∼15)가 인용한 에녹서는 1773년 아비시니아에서 발견되었다. 물론 번역본(에티오피아판)이기는 하지만 초대 기독교인들의 사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바울 서신에는 에녹서에서 발췌한 인용문이나 비유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성경 기자가 인용한 책들이 정경에 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리된 바가 없다. 그러나 그 책들은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나 사건들이 실제로 존재했고 역사적으로 일어났었음을 강력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고영민 총장<백석문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