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에게만 짐 지우는 목회는 안돼”… 목회자들에게 진정한 복음 전하는 이상관 목사

입력 2011-02-16 19:51


목회자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좀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이상관(60) 사랑의빛교회 목사가 10년 넘게 하고 있는 일이다.

“1978년 목포교도소 안에서 예수를 영접하고 출소 후 83년 신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말씀대로 복음을 선포하면 병이 낫고 심령이 치료되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체험했죠. 88년 광주에서 개척한 교회도 크게 부흥했어요.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고통스런 문제 앞에 폭음을 하고 다음날 쓰린 배를 붙잡는 추한 모습만 발견했어요. 제 삶은 예전과 다를 바 없었죠. 성도들에겐 부모 공경과 원수 사랑을 가르치며, 죄를 짓지 말라고 외쳤지만 속으론 ‘나도 못하면서 더 무거운 짐만 주고 있다’는 죄책감에 빠져들었습니다.”

이 목사는 목회자라는 신분으로 자신을 포장한 채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 “거짓 선지자는 분명 저였습니다. 금식도 수없이 해봤고 며칠을 지새우며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잠시였습니다. 베드로후서 2장 22절 말씀처럼 개가 토하였던 곳에 돌아가고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로 도로 눕는 것과 같았어요. 후에 알았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복음이 진짜 복음이 아니라는 것을….”

그가 신학교에서 배운 것은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짊어지기 위해 피 흘려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하신 사건을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형식적인 복음이었다. “진짜 복음은 예수님 자신이었습니다. 서울이 복음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형식적인 복음은 광주에서 서울행 열차를 타는 행위이고, 진짜 복음은 서울이라는 곳에서 사는 것입니다. 성령 안에서 그분의 음성을 듣고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죠. 살아계신 그분이 내 안에 들어오시면 나를 천국으로 변화시키십니다. 많은 사람이 이걸 모르고 내가 구원받아 신앙생활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인 이 목사는 90년대 후반 복음의 정수를 깨닫고 목회자를 대상으로 속사람의 변화를 촉구하며 ‘생명의성령의법 세미나’를 인도하고 있다. 그는 오는 21∼23일 인천 계산동 청운교회에서 48차 목회자 세미나를 연다.

“육신의 노력으론 절대 죄악을 벗어날 수 없어요. 율법을 지킬 수 없어요. 내가 예수를 믿음으로써 그분이 나를 이끌면 자동으로 해결해 주십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면 율법의 요구가 저절로 해결됩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걸 체험하지 못하니 성령의 음성을 못 듣고 역사가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걸 모르니까 서로의 선악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젠 목회 갈증을 해결할 때입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