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인체조직 기증 희망자는 늘어나는데… 이식환자엔 여전히 태부족

입력 2011-02-15 21:15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댕긴 장기기증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수요를 맞추기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해 보다 적극적인 기증 참여가 절실하다.

2009년 2월 16일 선종한 김 추기경은 각막을 기증해 2명을 눈 뜨게 했다. 15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그해 장기기증 희망자는 18만5046명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는 12만4387명을 기록했다. 2001∼2008년 연평균 기증 희망자는 4만7000여명이었다.

그러나 실제 장기가 이식된 경우는 매우 적다. 장기기증은 대부분 뇌사자에 의존하는데 지난해엔 뇌사자 268명이 심장과 신장 등 장기 1125개를 기증했다. 2000년 52명(233개)보다 늘었지만 연평균 5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뇌사자의 5%에 불과하다. 심장 같은 장기 이식 대기자는 지난해 말 현재 1만4577명, 골수는 2390명, 각막은 1204명에 이른다.

인체조직 기증 상황은 더 열악하다. 2001년 17명에 불과했던 기증 희망자는 지난해 2만8443명으로 늘었지만, 실제 기증자는 2009년 2200여명 정도였다. 부족분은 해외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다. 2009년 인체조직 수입 규모는 1852만 달러로 2005년 대비 76% 증가했다. 2009년 사용된 인체조직 22만3158개 중 75%가 해외에서 도입됐다. 해외에서 들여온 인체조직은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보다 수십 배 비싸고 안전성 문제도 있다.

장기·인체조직 기증의 가장 큰 걸림돌은 사체 훼손으로 생각하는 유가족의 반대다. 의사도 유가족 설득에 적극적이지 않다. 장기·조직 적출과 이식은 촌각을 다투는데 상황 발생 시 기증 희망자인지 즉각 확인할 시스템도 없다.

정부도 장기·인체조직 기증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는 6월 시행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뇌사추정자 신고제를 도입하고, 선순위 유가족 2명 동의를 1명으로 축소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