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사상 첫 감소 원인… 고입제 개선 덕? 중학교서 큰폭 줄어

입력 2011-02-15 18:47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사교육비 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자 “사교육 경감 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사교육비 총액은 지난해 20조8718억원으로 전년대비 3.5%(7541억원) 감소했다. 물가지수를 감안한 실질사교육비는 17조9022억원에서 16조7645억원으로 6.4% 줄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사교육비 경감은 지역과 학년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평균액이 줄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고교입시제도 개선, 학원교습시간 단축, 방과후학교 등 정책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학교의 사교육비 감소가 두드러지는 것은 고교입시제도 개선 등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0.1% 감소에 그쳤고 고등학교(특성화고 포함)는 0.5% 증가했지만 중학교는 1.9% 줄어 감소 폭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 학생 수가 급감한 사실을 반영하면 사교육비 순감소액은 1650억원에 그친다. 지난해학생 수는 전년보다 21만1000명이 줄어 사교육비 감소액 중 5891억원은 자연감소분이다.

또 교과부가 정한 사교육비에는 방과후학교 비용, EBS 관련 교육비 등이 포함되지 않아 사교육비 감소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방과후학교 지출비용은 1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1000원이 늘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평균 2000원 줄어도 학부모의 교육비 지출은 1000원 감소에 그친다.

과목별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영어·수학 사교육비는 그대로이거나 다소 늘어난 반면 사회·과학 사교육비는 12.5% 급감했다. 영·수 편중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특성화고의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도 문제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 75억원, 중학교 1282억원, 일반고 699억원 감소했으나 특성화고는 오히려 406억원 증가했다. 이는 취업을 위해 만든 특성화고에서 대학 진학대비 사교육비 투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장관은 “특성화고의 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선취업 후진학 체제를 추진하면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김성천 부소장은 “사교육비 총액 자체가 줄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사교육비에 포함되지 않는 방과후학교 교육비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에 학부모 체감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