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美 국무, 여성패션 전문지 ‘하퍼스 바자’와 인터뷰… “명품 핸드백 하나에 행복”
입력 2011-02-15 18:46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뉴욕주), 국무장관, 차기 대권 후보자….
30년 가까이 공적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힐러리 클린턴(63) 미 국무장관은 ‘쌀쌀맞고 계산적이며 정 없는’ 사람으로 비친다. 클린턴 장관은 14일자(현지시간) 여성패션 전문지 ‘하퍼스 바자’와의 직설 인터뷰에서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켰다. 그 역시 명품 가방에 미치고, 드라마를 즐기고, 덜렁거리기도 하는 ‘보통 여자’였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을 비서실장 셰릴 밀스는 “국가를 위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클린턴 장관은 장관직 업무 수행 2년이 지나면서 탄력이 생겨나고 있지만 격무 탓에 “하루가 끝나면 너무 지쳐 얼른 집에 가서 발을 올리고 잡지를 뒤적이거나 TV를 보면서 쉬고 싶다”고 토로했다.
건강 비결은 주 3회 아침 6시면 헬스트레이너가 와서 자신을 ‘고문’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만성피로에 시달리다 보니 알아주는 ‘낮잠꾼’이 됐고, 해외 출장 시 비행기 이착륙 중에도 깨지 않고 잘 수 있을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국무장관 업무 수행 중 가장 큰 도전은 지난해 위키리크스의 미 외교전문 폭로 사건이었다. 며칠 동안 전화할 리스트를 만들어 다이얼을 돌렸다. 또 가는 곳마다 사죄해야 해 “록그룹이 글로벌 콘서트 투어를 하듯 글로벌 사죄 투어를 했다”고 회고했다.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할까. 주말 뉴욕 주 저택에서 지낼 때는 전문 코치와 함께 요가를 한다. 수영을 좋아해 수영장이든 바다든 호수든 물이 있는 곳이면 즐긴다. TV 드라마는 로맨틱 메디컬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빼놓지 않고 본다고 했다. 함께 사는 91세 어머니가 ABC 방송 인기 프로 ‘댄싱 위드 더 스타즈’의 스토리를 ‘중계방송’해준다.
패션과 관련해선 멋진 핸드백만큼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없다고 측근들은 입을 모은다. 그녀도 맞장구를 치며 “내가 좋아하는 이 페라가모 분홍 가방은 원래 봄에 들고 다니려고 했으나 너무 좋아 겨울인 지금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때 머리를 위로 올려 묶고 나타나 언론을 경악케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일요일이었고, 솔직히 시간개념을 잊고 수영장에서 신나게 수영하던 중이었다. 문득 (유엔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없고 당시로선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그렇게 나빠 보일 줄 몰랐는데…”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국제관계를 가르치거나 여성 권익에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고 장래 계획을 말했다. 대권 도전에 대해선 “2016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