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독재 붕괴 이후] 埃 ‘민주 꽃’ 피우기, 야권 정치세력화에 달려
입력 2011-02-16 00:32
이집트 시민혁명의 완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따라서 수권 능력을 갖춘 야권의 정치 세력화 여부가 중대하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 탓에 야권은 조직력을 전혀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9월 대선까지 조직화에 실패할 경우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후보의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바라크의 퇴진 이후 재야 단체가 신당 창당을 잇따라 선언하면서 이집트 정계 개편 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킹메이커’ 무슬림형제단=이집트 최대 야권조직 무슬림형제단은 15일 정치적 정당을 세울 계획임을 밝혔다. 정계 재편 과정에서 합법적인 정치활동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하층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954년부터 불법단체로 규정된 탓에 2005년 총선에서 회원들을 무소속 후보로 출마시켜 전체 하원의석의 20%를 차지한 저력이 있다. 차기 총선에서 적어도 3분 1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자체 조직력도 갖춰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청년 활동가, 정당 창당=이번 시민 혁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청년 활동가들은 이집트에서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날에서 이름을 딴 ‘1월25일당’을 창당할 예정이다. 이들은 조만간 회원 5만명의 요구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뒤 3월 3일까지 자신들의 강령을 공표할 계획이다.
‘개혁을 위한 국민연합’(NAC)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해 이집트 개혁을 목표로 출범시킨 조직이다. 반(反)정부 시위 초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주도하는 등 활약이 ‘반짝’ 했지만 연합체의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4·6청년운동’는 2008년 북부 산업지역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같은 해 4월 6일 전국적 파업을 벌여 이 같은 명칭을 얻었다. 젊은층 위주의 조직으로 구심점이 없다는 약점이 있다. 2004년 출범한 시민운동 조직 ‘키파야운동’은 중간계층의 노동자를 대변한다.
존재감 없는 제도권 정당=와프드당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6석을 얻었다. 집권 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이 전체 의석의 90%를 차지한 상황에서 미약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제1야당이다.
또 다른 합법 정당인 알가드당은 2005년 총선에서 14석을 얻었고, 인권변호사 출신 의장인 아이만 누르는 같은 해 대선에도 출마했다. 대중적 지지도는 예전만 못하지만 40대인 누르는 차기 대권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