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화성”… 모의여행팀 250일 만에 착륙

입력 2011-02-15 18:28

화성 탐사 여행 국제 시뮬레이션팀이 250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14일 모의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화성500’으로 명명된 시뮬레이션팀의 러시아인 알렉산데르 스몰레프스키와 이탈리아인 디에고 우르비나가 8개월여의 여행을 마치고 모래가 깔린 모의 화성 표면에 내려 러시아와 중국, 유럽연합(EU) 깃발을 꽂았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화성의 분화구를 본떠서 만든 바위가 널려 있고 모래가 깔린 어두운 방에서 로봇 탐사선의 도움을 받아 약 1시간12분 동안 모의실험을 했다. 전 과정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운영하는 모스크바 우주선 제어센터가 통제했다.

러시아생의학문제연구소(IMBP)와 유럽우주국(ESA)이 주관한 이번 시뮬레이션 실험은 화성까지 가는데 250일, 체류 30일, 귀환 240일 등 총 520일이 걸리는 우주여행에서 사람들이 정신적·신체적으로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관찰하기 위한 것이다.

28∼38세 남성 6명으로 이루어진 시뮬레이션팀은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한 연구소에 설치된 넓이 160㎡의 창문도 없는 철제 모듈 안에서 생활해 왔다. 모의 우주선인 셈이다. 이곳에서 죽 형태의 냉동식품을 먹고 온몸에 전극을 붙인 채 운동하고 낮잠을 잤다. 이들에게는 열흘에 한 번 샤워가 허용됐고, 사생활이 보장된 공간은 화장실뿐이었다.

중국인 참가자 왕예는 며칠 뒤 더 멀리 있는 우주 공간에서 걷는 실험을 할 예정이고, 나머지 3명은 다른 실험을 위해 모듈에 계속 머물러 있다. ESA와 러시아 우주국, 미 항공우주국(NASA)은 각각 앞으로 30년 안에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