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독재 붕괴이후] 시위대 “18일까지 개혁 청사진 내라” 군부 압박

입력 2011-02-16 00:33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축출된 후 정치 개혁과 과거 청산을 향한 이집트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위대가 오는 18일까지 청사진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이집트 군부는 새로 구성될 민간 정부에 오는 8월까지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과도 정부는 또 다음주 중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시위대 압박 속 개각 단행=시위대는 무바라크 퇴진 이후 권력 공백 상황이 군부에 의한 새로운 독재로 연결되지 않도록 견제에 나섰다. 시위대는 18일로 예정된 ‘승리의 금요일’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명분은 시위대의 승리를 기념하고 시위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자는 뜻이다. 그러나 군 최고위원회가 분명한 계획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시위를 재개하겠다는 압박으로 보인다.

군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군 최고위원회는 6개월 내에 평화적이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대통령과 민간 정부에 권력을 넘길 것”이라며 “군은 권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최고위는 또 18일까지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고, 1981년 이후 지속된 비상사태법의 해제 시점을 결정하며, 언론·정당 결성·표현·집회·결사의 자유 허용을 약속했다.

아흐메드 샤피크 이집트 총리는 다음주 중 야권 인사를 내각에 포함하는 개각을 계획하고 있다고 윌리럼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이 전했다.

미국은 물러난 무바라크의 핵심 측근들의 미국 내 재산을 동결할 것을 검토 중이다. 영국 외무부도 1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이집트 군부로부터 받은 무바라크 정권 고위인사들의 자산을 동결하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라바크 말기암 소문, 이스라엘군 유사시 준비완료=미국 CBS방송은 14일 이집트 언론매체들을 인용, 무바라크가 현재 말기 암에 처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독일에서 담낭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사메 쇼우크리 미국 주재 이집트 대사도 이날 NBC 방송의 ‘투데이쇼’에 출연,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해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최근의 이집트 사태 등을 포함한 아랍 국가들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며 “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기존 평화협정들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정의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인근지역에 어떤 사태가 발생해도 “이스라엘군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