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유사시 불안정성 줄일 키리졸브 훈련

입력 2011-02-15 17:34

28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이 북한 급변사태 및 국지 도발까지 상정해 실시된다. 지휘소훈련 키리졸브는 다음달 10일까지, 야외기동훈련 독수리연습은 4월 30일까지 계속된다. 북한의 전면 남침 시 미군 증원 병력을 긴급 투입해 반격하고 북한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작전계획 5027’에 따른 것이다. 올해는 북한 내부 유사시의 상황별 시나리오인 ‘개념계획 5029’까지 추가 적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만큼 한·미 양국은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정치정세는 향후 3∼5년이 고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뇌졸중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김정일과 아직 독자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지 못한 김정은의 세습 과도기 체제는 김정일 사망 시 중대한 위기를 맞을 터이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거나 부대 간에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민 폭동에 대비하기 위해 평양에 탱크부대를 주둔시키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집트 등 장기독재 정권들이 속속 무너지는 것을 보고 지레 겁을 먹은 것이리라. 주민들의 대규모 탈북 사태와 개성공단 내 한국인들이 인질로 억류되는 사태도 상정된다.

안보 면에서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북한의 핵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가 반군에 탈취되거나 해외테러조직에게로 유출되는 경우다. 한·미는 지난해 북한 WMD 제거 연습을 처음으로 실시했고 이번 훈련에서도 반복된다. 인질 구출과 WMD 회수에 양국 군 최정예 특수부대가 동원되는 만큼 훈련에 거는 기대가 크다.

북한은 매년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핵전쟁 연습’이라고 비난해 왔다. 국내 좌파들 사이에서도 북한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왜 군사훈련으로 자극하느냐는 주장이 나올 게 뻔하다. 속이 훤히 드러나는 소리다. 작년 3월 북한 잠수정이 연평도 근해에 침투해 어뢰로 천안함을 격침한 것은 키리졸브 훈련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북한이 이번에도 어떤 방법으로 공격에 나설지 모른다. 정부와 군은 천안함의 굴욕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