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국민일보 서영희 사진기자의 갤럭시S로 담은 세계

입력 2011-02-15 21:26


DSLR로 찍은 줄 아셨다고요? 스마트폰으로도 ‘작품’ 나옵니다

이른 새벽 김포발 부산행 비행기가 소백산맥 상공을 지난다. “우와∼!” 창 너머 낮게 깔린 안개 사이로 하나둘 포개지는 산세가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아차!’ 취재 시 늘 휴대하던 DSLR 카메라가 짐칸에 실려 있다. 창밖 풍경이 지나갈까봐 조바심이 극에 달할 때쯤, 호주머니 속 휴대전화가 손에 잡힌다. “찰칵!” 순간을 포착한 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위력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 사건과 최근 이집트 반정부 시위 보도를 통해서도 이미 검증된 바 있다. 근래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휴대가 간편할 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결코 고급형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다. 고성능 렌즈, 1200만 화소, 터치포커스, 듀얼 LED플래시 탑재…. 이 화려한 프로필의 주인공은 스마트폰이다.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본 사람은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제는 무겁고 값비싼 기기가 없어도, 포토숍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프로그램을 몰라도 누구나 자기만의 개성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끄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인증샷’이다. 갓 태어난 아기의 해맑은 웃음, 내 식탁 앞의 군침 도는 조개구이, 새해 첫날 정동진에서 맞이한 일출.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신변잡기에서부터 길가다 마주친 사건, 사고 현장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열풍을 부추기는 또 한 가지, 바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카메라 앱의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이 스마트폰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로모 카메라가 없어도 그 로맨틱한 느낌을 앱이 대신한다. 값비싼 파노라마 카메라가 없어도 광활한 풍경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세상에 한 장밖에 없는 폴라로이드 느낌의 사진도 가능하다. DSLR카메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렌즈필터도 손쉽게 앱 하나로 해결된다. 어안렌즈의 느낌을 손끝 한 번의 터치로 끝낼 수도 있다. 최근 카메라 앱은 ‘FX카메라’ ‘Camera Fun Pro’ ‘Photofunia’ ‘레트로카메라’ ‘푸딩카메라’ 등 줄잡아 수십 개에 이른다. 이 많은 앱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자기 사진의 지평을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고성능 DSLR카메라로 취재 현장을 누비던 사진기자가 이번 앵글 속 세상을 갤럭시S 스마트폰 사진으로 꾸몄다. 이렇듯 사진도구들이 다양해져도 변치 않는 사실.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사진을 찍는다는 것, 셔터는 바로 ‘내가 누른다’는 것!

사진·글=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