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투자 길라잡이] 은퇴자금 얼마나 있어야 할까… 가족수 등 고려 필요자금 환산
입력 2011-02-15 17:29
은퇴자금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금액으로 수치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45세 남성이 부인(43), 아들(16), 딸(14)과 함께 향후 90세까지 45년을 더 산다고 가정하자. 생활비는 60세까지 월 400만원, 75세까지는 월 300만원, 90세까지 월 200만원 정도면 될 것이다.
월 생활비가 400만원이라면 1년 동안 4800만원이 필요하다. 이렇게 46세부터 59세까지 매년 4800만원이, 60세부터 74세까지는 3600만원이, 75세부터 89세까지는 2400만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녀 대학생활이나 결혼은 해당 연령에 그만큼의 자금수요가 발생한다.
이 경우 생활비는 현재가치로 총 11억6000만원, 두 자녀의 교육비는 약 1억원, 결혼비용은 약 1억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하게 더하면 모두 14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모든 것은 현재가치로 따진 것이다. 실제로 필요한 금액을 제대로 계산하려면 물가상승에 따른 돈의 가치 하락, 즉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금액을 계산해야 한다. 물가상승률까지 매년 반영한다면 은퇴 후 필요한 돈은 대략 22억원까지 증가한다.
그렇다면 은퇴 전 어느 정도의 돈을 마련해두어야 노후 걱정없이 살 수 있을까. 편의상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3%로 잡는다면 60세 은퇴시점에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은행의 정기예금(연 4.5%)에 넣어 은퇴자금을 마련한다면 11억원 정도가 필요하고, 투자수익률을 10%로 유지할 수 있다면 5억원만 있으면 될 것이다.
이 금액을 마련하려면 지금부터 얼마를 저축해야 할까. 정기예금 수준인 연 4.5%로 은퇴시점까지 15년간 저축한다면 매월 830만원 정도가 필요하고, 투자수익률 10%로 운영하면 매월 524만원을 저축해야 은퇴시점에서 필요한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개개인 마다 상황이 다르고 계산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재무 설계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은퇴 후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막연히 ‘많이 있으면 좋겠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신의 삶을 금액으로 수치화한 뒤 필요금액을 예상해 봐야한다. 먼저 가족구성원이나 자신의 취미·기대 수명 등에 따라 노후 필요금액을 환산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은퇴 전까지 모아야할 금액을 추산하고, 이에 따른 월 저축액을 따져본다면 은퇴자금 관리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 골드클럽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