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람의 생각, 하나님의 생각

입력 2011-02-15 17:47


이사야 55장 6∼8절

1543년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란 책이 나오기 전까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지구를 중심으로 해와 달과 모든 별들이 회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지구가 중심이 아니고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당시 교권을 가진 이들은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동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잡아 가두고 죽이고 핍박했습니다. 그러나 진실 그 자체를 바꾸거나 변경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어떤 일들에 대해 가치판단을 할 때, 그 모든 것의 중심에 나를 놓고, 나의 입장과 경험, 나의 현실적 이익을 기준삼아 판단하고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 인생의 많은 문제들과 갈등, 분쟁이 시작됩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과연 이 일을 향한 하나님의 생각은 무엇이냐’고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다르다”(8절)면서 그 차이를 하늘과 땅에 비유합니다.

가끔 믿음이 좋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가 바라는 소원이 주님의 소원이요, 자기 생각이 하나님의 생각인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이며,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죄로 인하여 상실된 존재요, 하나님의 깊은 경륜과 섭리를 모두 담을 수 없는 한계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것을 고백할 때 하나님의 생각과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을 우리 안에 담을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때와 하나님의 때가 다를 수 있음도 알아야 합니다. 전도서 3장 1절은 “천하의 범사가 다 때가 있고 기한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혜로운 성도는 하나님이 주신 때에 그 기회를 살리는 사람입니다.

이사야는 “지금이 바로 하나님을 만날 만한 때요, 하나님을 부를 때”라고 합니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일을 이룰 수 없고,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없을 때가 온다는 긴박한 호소였습니다.

설 명절을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다시금 다짐하는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그런 종말론적인 긴박함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그 나라가 회복되어질 비전을 보여 주십니다. 포로가 되고 갈라진 민족이 다시금 일어나 하나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하나님을 찬양하며 약속의 땅으로 나아가는 그 벅찬 환상을 보여주십니다. 하나님이 주신 생각은 반드시 이루어질 때가 있습니다.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서 그 온 토지를 적시어서 싹이 나게 하며 열매가 맺음같이”(사 55:10) 반드시 열매를 맺는 때가 옵니다.

잠언 기자는 “무릇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의 사람됨도 그러하니”(잠 23:7)라고 했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그의 모습과 미래가 전혀 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생각을 품고 그 뜻을 좇아갑니다.

오늘 우리들의 생각은 무엇을 향하고 있습니까? “육신의 생각은 사망이요 영의 생각은 생명과 평안”(롬 8:6)이라 했습니다. 인간적인 이해관계나 세상의 이념, 과거에 얽힌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각하심 앞에 우리 자신을 세우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맞으시기를 축원합니다.

김덕래 강릉은샘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