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짝 못찾은 ‘헌신녀’ 올드미스 탈출하기… ‘사랑하기 좋은날’
입력 2011-02-15 17:54
사랑하기 좋은날/김지윤 지음/포이에마
욕심으로 가득 찬 ‘배우자 기도’ 때문에, 아직은 하나님의 때가 아니라는 어리석은 믿음 때문에, 속마음과 반대로 행동하는 못된 자존심 때문에 아직도 사랑을 만나지 못한 크리스천 올드미스를 위한 연애지침서다. 기존에 나와 있는 크리스천 이성교제 책들이 주로 외국인 저자나 남성 저자들이 쓴 ‘예비부부를 위한 가이드북’이 대부분이었다면 이 책은 ‘알고는 있었지만 드러내기엔 부끄러웠던’ 한국교회 청년들의 연애 현실을 정확히 보여주는 현장 보고서다.
“하나님, 대체 제 짝은 어디 있나요?”
교회의 젊은 여자 성도들 중에는 봉사를 위해 헌신하느라 항상 같은 옷에 같은 헤어스타일로 교회에 나오는 ‘헌신녀’와 말끔한 옷차림과 연한 화장을 고수한 채 얌전을 떠는 ‘새신자녀’가 있다. ‘헌신녀’는 교회 구석구석 자질구레한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나와 청춘을 바쳤지만, 30대 후반이 될 때까지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자존감에 상처를 입고 있다. ‘헌신녀’의 귀한 봉사정신을 차곡차곡 받아두고는, 정작 그녀들의 마음이 외롭고 힘이 들 때 공동체는 한발 뒤로 물러난다.
봉사와 연애는 공존할 수 없는 걸까? 한국교회는 여자 집사와 권사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세워졌다면 한국교회 청년부는 ‘헌신녀’의 섬김이 아니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교회 내 3대 7에 육박하는 불평등한 남녀 비율의 현장에서 싱글 여성이 늘어나는 이유를 하나하나 짚어준다. 오로지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를 영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편향된 시각과 본인이 가진 여성적인 매력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또 크리스천 여성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들을 점검하고 그 해결책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다.
저자는 결혼하기를 그토록 갈망하면서도 행동은 반대로 하는 목석 자매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제 눈 낮췄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자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배우자 기도제목 리스트를 끝끝내 내려놓지 못하든지, 교역자 수준의 영성을 기대하며 형제를 가르치려 한다든지, 외모와 스타일이 괜찮은 형제에게 열댓 명의 자매가 한꺼번에 몰린다든지 하는 자매들의 습관을 살펴보고 변화를 촉구한다.
저자는 잃어버린 여성성을 회복하고 여성적 매력을 키우려면 우선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설득한다. 쉬운 것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너랑 밥을 먹으니까 좋아” “너와 함께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져” 등 솔직하고 진실하게 마음을 드러내는 것만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없다. 마음에 드는 형제가 다가올 수 있도록 길을 내어주어야 한다.
반면 저자는 마음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타협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물질에 대한 가치관, 정조에 관한 생각, 배우자의 성품, 가족에 대한 생각, 직업관, 양육관은 쉽게 타협해선 안 된다. 즉 월급통장, 키, 외모는 가차 없이 타협하되 인격과 가치관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기중심적인 배우자상에 대한 30가지 항목을 적기보다 차라리 언젠가 결혼을 하고 사랑을 할 자신의 인격을 위해 30가지 항목을 적어 기도하라고 권면한다.
책은 주로 결혼을 원하는 싱글 자매들을 위한 현실적인 팁으로 이뤄져 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독신’과 ‘넌크리스천과의 이성교제’를 다룬다. 독신을 선택한 자매들에게는 앞으로 40년 이상의 특별한 인생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실질적으로 가르쳐준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