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감시 ‘암행어사’ 떴다… 광주시, 90개 전노선에 모니터단 배정 불친절 등 점검

입력 2011-02-14 20:16

“타기도 전에 시내버스가 급출발해 넘어질 뻔했다.” “자동문을 일찍 닫는 바람에 아이가 문에 끼었다.” “노인과 임신부가 탔을 때는 더 안전운행을 해달라.”

광주시가 시내버스 운전사의 난폭운전이나 불친절, 승차거부 사례들을 적발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암행활동에 나섰다.

시는 이를 위해 10일부터 암행어사 기능을 하는 시민모니터단 90명을 시내버스 전체 90개 노선당 평균 1명씩 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출·퇴근을 할 때는 물론 일상생활 틈틈이 각 시내버스 노선에서 교대 근무하는 운전사 2108명의 친절도를 몰래 점검, 한 달에 2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시는 이를 통해 승객에게 상습적으로 퉁명스럽거나 거칠게 운전을 한 사례가 누적될 경우엔 해고 등 극약 처방을 내릴 방침이다.

시는 2006년 12월 준공영제로 전환된 10개 시내버스 회사에 지난해 354억원 등 해마다 거액의 혈세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불친절 신고가 끊이지 않자 이 같은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부당한 버스운행에 따른 과태료 부과나 행정조치는 지난해의 경우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본격 도입된 2007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4년간 광주시에 접수된 불친절 신고 건수도 모두 1200여건에 이른다.

박남언 교통정책과장은 “하루 평균 44만명의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상시 암행활동을 통해 앞으로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운전기사는 더 이상 핸들을 잡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