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독재 붕괴 이후] NYT “이집트, 이란 전철 안밟을 것”

입력 2011-02-14 18:42

시민혁명을 이뤄낸 이집트와 이란은 매우 다른 나라이며 같은 길을 걷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 나라에서 일어난 봉기는 발생한 날짜만 ‘2월 11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이집트가 앞으로 과격 이슬람을 추종하는 이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다른 시각이다.

이란의 경우 시아파 성직자들과 같은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이 민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으며 1979년의 혁명적 시위를 주도했다. 시민혁명 성공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호메이니는 군중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이집트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고 NYT는 주장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은 성공한 ‘다양성의 혁명(Revolution of Diversity)’이라는 것이다. 종교 세력은 물론 젊은이와 여성, 근로자 등 사회 각 계층이 참가했다. 그 수단의 중심에는 인터넷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다. 각각의 세력은 향후 과도기 기간 중 영향력 강화를 위한 경쟁에 몰두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집트의 이슬람 정치세력은 오히려 대중적 지지와 세력을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집트 국민은 고유한 길을 가고 있다”며 “30년 전의 이란혁명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이날 말했다.

다만 바라크 장관은 “무슬림형제단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이집트는 지역 전체에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이런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