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탈선 사고 원인]'외주사 너트 분실' 동행한 코레일 직원은 뭐했나, "무리한 인력감축…"

입력 2011-02-15 01:22


광명역 KTX 탈선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전형적인 인재다. 하지만 코레일의 사고 경위 설명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총체적 점검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1시부터 진행됐던 광명역 선로전환기 보수작업 중 너트 한 개가 끼워지지 않고 분실된 것이 사고를 일으킨 최초 원인이다. 하지만 작업현장에는 외부업체 직원 8명 외에 감독 역할을 하는 코레일 직원 2명이 동행했다. 코레일 직원들이 뭘 감독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후 선로전환기 불일치 장애가 발생하자 이를 고치기 위해 오전 7시32분에 투입된 코레일 직원은 임의로 선로전환기 조작단자함의 선을 연결, 신호기가 정상 작동되는 것처럼 조작했다. 또 관제센터에 임시 조치했다는 허위보고까지 한다. 그러나 이 설명에도 의문점이 있다. 직원은 KTX유지 보수 경력이 9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안전과 직결된 선로전환기의 조절단자함을 임의로 조정하고 허위보고까지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선로전환기를 보수한 외부업체 관계자들을 다시 불러 재점검시키는 것인데 이렇게 하지 않은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코레일은 직원 실수로 몰아가고 있지만 사고가 일어난 KTX산천 열차의 안전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경부선 2단계 완공부터 투입된 이 열차는 운행 초반부터 잔고장을 일으켜왔다.

한편 사고 재발방지 차원에서 당장 선로전환기 오작동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하다. 2008년에도 선로전환기를 통과하던 무궁화호가 탈선하는 등 선로전환기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는 종종 발생했다. 일각에서 코레일의 무리한 인력감축과 허술한 인력관리가 점검 부실을 불러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철도 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외주업체와 코레일 간 의사소통도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안전과 직결된 정비업무에 대한 재점검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4년 KTX 개통 이후 운영기간이 7년째에 접어들면서 전반적인 시설과 시스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선로전환기 오작동 외에 차량과 선로와의 연계 결함, 열차운행정보시스템과 자동제어시스템 등 철도 운영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일단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와야 분명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면서도 “어떤 대책이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