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국민 최우선 정치”… 이집트 민주화 의식 민심달래기 발언인듯

입력 2011-02-14 18:04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국민 최우선 정치’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14일 두 지도자가 지난달 발언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최근 물가상승과 빈부격차,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이집트 시민혁명 등 중동·북아프리카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운동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 주석은 지난달 9∼1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7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사람을 가장 근본으로 여기는 것’ ‘국민을 위한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후 주석은 “이 두 가지 목표가 잘 지켜질 때에야 비로소 당의 부패를 잡아내고 간부들이 청렴결백해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 총리는 지난달 25일 농민과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근로자), 공장노동자 등 기층민 11명을 중난하이(中南海)로 초청해 격려했다고 인민일보가 1면에, 신화통신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원 총리는 이들 기층민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환영한다”고 말한 뒤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원 총리는 이어 “권력은 국민이 준 것이고 우리는 국민의 이익을 도모해야 하며 국민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면서 “국민이 만족하는지 좋아하는지 찬성하는지가 정부를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업무성과를 평가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일반 국민”이라며 “정부의 업무상황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은 기층민중”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