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1-02-14 17:51
(32) 교회는 세계적이고 사도적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세계적이다. 사도신경에는 가톨릭 교회라고 되어 있다. 최근에는 그것을 유니버설 교회라고 수정하였다. 가톨릭이라는 말은 로마 가톨릭 교회가 오래 써 왔기 때문에 이를 기피하느라고 유니버설, 곧 보편적 세계적이란 말로 대체하였다. 하지만 가톨릭이란 말은 세계적이란 뜻도 있지만 정통이라는 뜻도 있어서 실은 더 적절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는 이처럼 세계적이다. 보편적이다.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시간에 매여 있지 않다. 하지만 처음 기독교는 유대교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아주 힘들게 해냈던 것이다. 기독교는 처음에는 사실상 유대교와 관계가 깊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유대 밖으로 나가서 전도하는 바울을 예루살렘으로 불러들여 유대인 이외 사람들에게 전도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초대교회에서 베드로계와 바울계의 논쟁은 후대 사람들에게는 아주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다. 갈라디아서는 바울이 베드로에게서 갈라지는 사건을 다룬 결별선언의 성격을 띤 책이다.
하지만 결국 기독교는 유대 종교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세계적인 종교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그래서 지금은 오대양 육대주 어디든 교회가 세워지지 아니한 곳이 없을 정도다. 이것은 기독교가 인류 전체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종교라는 뜻이 된다. 기독교로 말미암아서 세계는 비로소 한 세계가 된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다. 글로벌 세계화가 진행되기 2000년 전부터 세계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이처럼 기독교는 세계화의 엔진이다. 일본 최고의 문인 시바 료타로가 말한 것처럼 기독교 이외에는 어디에도 인류라든가 자유, 인권, 평화와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말하고 실천하는 곳이 없다.
기독교회의 다른 한 특징은 사도적 교회라는 것이다. 기독교는 어느 특정한 시대나 지역의 문제를 가지고 떠들고 살아가는 자유로운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과 수난 그리고 부활의 승리를 통해 주님께서 직접 우리들에게 전해 주시고, 그것이 사도시대 중세교회 그리고 종교개혁과 세계선교로 현대에까지 전승된, 그런 복음 위에 서 있다. 교회의 생명인 성례도 주님께서 직접 우리들에게 전해 주신 것이다. 이렇게 전해진 것을 그대로 보존하고 준행하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이고 실체다. 따라서 기독교회는 사도적인 역사적 전통을 절대 떠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는 엄청난 수의 대학교수들이 기독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들은 다 공산당원이다. 그들의 기독교 연구에는 한 가지 목적이 있다. 곧 기독교를 탈역사화시키는 일이다. 서구나 서방 기독교 문명의 오랜 역사를 다 제거하고, 순수한 초대교회 성서로 되돌아간다는 구호인데, 이것은 기만적이다. 성서는 주님 가시고 나서 400년이 지나서야 정경으로 인정된다. 역사의 굴곡을 거치고 나서야 가능했다. 기독교에서 역사 곧 사도적 전승을 빼면 중심이 동요된다. 중국 교수들의 기독교 연구는 그렇다면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인가.
민경배 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