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꼴찌권 PIGS, 올 글로벌 증시 대약진
입력 2011-02-13 18:48
지난해 글로벌 증시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국가들이 올해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그동안 잘나가던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아테네제너럴 지수는 새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상승률이 15.43%로 세계 주요 37개국 증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5.62% 급락해 수익률 ‘꼴찌’에서 대반전을 이룬 셈이다. 그리스와 함께 재정위기 꼬리표가 붙은 이른바 PIGS 국가들도 상위권에 들었다. 하락률 19.17%로 2위였던 스페인은 올해 9.91% 오르며 수익률 상위 2위다. 이탈리아(-7.84→8.41%)와 포르투갈(-6.21→4.45%)도 각각 하위권 4, 5위에서 상위 3위와 9위를 마크했다.
반면 선전했던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 시장은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51.83%로 상승률 1위였던 아르헨티나는 3.11% 내렸고 인도네시아(46.13→-8.91%), 태국(40.60→-8.10%), 칠레(38.17→-6.92%), 인도(17.43→-14.85%), 남아공(24.47→-2.51%) 등도 수익률이 뚝 떨어졌다.
대신증권 오승훈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최근 부진한 증시는 대부분 지난해 역사적 고점을 돌파했던 국가들이고, 정반대로 PIGS 국가는 극단적 신용위험으로 급락한 부분을 회복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등락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2000년 이래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증시에 대한 추세적 순유출은 세계경제가 후퇴국면을 보인 2001년과 2008년을 제외하고는 없었다”면서 “경기확장이 예견되는 올해 신흥국 증시 이탈은 추세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