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민혁명 빛나다] 정국의 핵 탄타위 국방… 반전·반개혁적 성향의 야전형 군인

입력 2011-02-13 18:43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 위원장인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76) 국방장관이 향후 정국의 핵심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차기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국가 운영을 담당하게 될 군부의 최고 수장역할을 맡게 돼 있다.

탄타위 장관은 이집트 시위 발생 이후 지난 10일까지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과 총 5차례 통화하는 등 이번 사태 수습에 비중 있는 역할을 했다. 군 경력이 55년이나 되는 야전형 군인인 탄타위 장관은 1956년 수에즈 전쟁, 1967년과 1973년 중동전쟁 등에 참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호스니 무바라크가 단행한 개각 때 국방장관에 유임됨과 동시에 부총리에 임명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 왔다.

하지만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8년도 미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 관리들은 탄타위를 개혁에 저항하는 인물로 간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탄타위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탄타위는 헌법과 국내 안정을 수호하는 것을 군대의 역할로 간주하고 2008년 지방 선거에 앞서 군대를 이용해 무슬림형제단을 통제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그에겐 차기 대선이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가 안겨졌다. 이와 함께 지난 30년간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는 정권의 안보도구로 악용된 비상계엄법도 조속히 철폐해야 한다.

탄타위 장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가 이집트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새 정권 출범에 산파 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이동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