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민혁명 빛나다] 술레이만 부통령, 헌법상 권한 승계… 대선 출마 주목
입력 2011-02-13 18:43
이집트 권력 이양 작업에서 또 하나의 중심축이 되는 인물은 오마르 술레이만(75) 부통령이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을 대신 발표했다. 군 최고위원회에 국가 운영을 위임한다고 자신이 발표했지만, 내각이 총사퇴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헌법상으론 여전히 대통령의 권한을 승계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도 권력 이양 문제를 술레이만과 계속 협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집트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인물로 부각되고 있어 향후 대선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신은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치구도 변화에 따라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군 최고위원회가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겠다는 뜻을 계속 내비치고 있어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 다른 군부 고위급 인사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민간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유리하게 구축할 수 있다.
미국으로서도 과거 짙은 친미 성향을 보여 온 술레이만에게 여전히 추파를 던질 수밖에 없다. 그는 테러단체에 대한 정보를 쥔 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반정부 시위 속에서도 급진 이슬람 세력의 부상을 경계하는 미국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야권 세력과 반정부 시위대가 현 정권 인사들의 완전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무바라크 정권에서 공석이었던 부통령직을 최근 맡아 ‘무바라크 최측근’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