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민혁명 빛나다] 튀니지發 ‘피플 파워’ 이집트 찍고 알제리로… ‘독재 타도’ 물결 확산
입력 2011-02-13 18:30
중동·아프리카의 정치 지형이 변하고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민주화의 불길이 중동과 아프리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왕정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진원지 튀니지 옆에 위치한 알제리가 가장 뜨겁다. 12일(현지시간) 수도 알제 도심 곳곳에선 시위대 수천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400명 이상이 연행됐고, 언론인 2명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날 인터넷 차단과 페이스북 계정 삭제 등 강경 조치를 취했다.
지난달 초 식량가격 폭등으로 촉발된 알제리 시위는 청년들의 분신자살 시도가 잇따르면서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1992년부터 지속된 국가비상사태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아랍 최빈국 예멘에서도 이날 4000여명의 시위대가 수도 사나에 모여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시위대는 “무바라크 다음은 살레”를 외치며 살레 대통령의 사진을 찢기도 했다. 1978년 이후 33년간 장기 집권해온 살레 대통령은 최근 정권퇴진 운동이 일자 2013년 임기가 끝나면 권좌에서 물러나고 아들에게 권력을 세습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다. 시위대는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시리아도 요주의 대상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자국내 접속 차단을 해제하고, 정치 개혁 추진 약속도 공표했다. 부자 세습을 통해 무려 40년간 권력을 장악해온 알 아사드 일가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지난 주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야권 인사를 포함한 새 내각을 전격 출범시켰다. 그러나 야권과 시위대가 현 내각 지지를 유보해 정국 불안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왕정 국가인 바레인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대 관심 국가는 1969년 이래 42년째 버티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리비아다. 집회 자체가 금지돼 있는 리비아에서도 시위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민주화 불길은 거침없는 양상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