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민혁명 빛나다] 무바라크 해외망명하나… 해외 은닉재산 등 변수될 듯

입력 2011-02-13 20:04

“지금껏 이집트를 지키고 이집트에서 살아왔고, 죽어도 이집트에서 숨을 거두겠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했던 말이다. 어떤 경우에도 해외 망명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야 이후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일단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 ‘피신’하고 있지만 국내에 계속 머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부는 그의 국내 체류에 우호적이다. 군 최고위는 11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국익을 위해 대통령직을 사퇴한 무바라크를 높게 평가한다”고 밝혀 국내 체류 가능성을 열어 놨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해외 은닉 재산과 재산 형성과정이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하며 해외 망명의 향배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2일 무바라크가 반정부 시위 18일 동안 자신의 자산을 추적 불가능한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이 700억 달러(약 78조190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 속에 무바라크 가족의 재산은 20억~3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카이로 시위대 내부에선 무바라크를 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바라크의 해외 망명이 추진되고 있거나 이미 출국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미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두바이 망명’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무바라크가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를 비밀리에 방문했다는 설까지 나온다. 망명지로 거론돼온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은 “어떤 이유로도 병원을 다시 찾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