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민혁명 빛나다] 9월 대선… 포스트 무바라크는

입력 2011-02-13 18:31

‘포스트 무바라크’는 누가 이을까.

쿠데타 같은 급변 사태가 없는 한 9월 대선은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기득권층을 대변하는 후보 등의 다자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인 무사(75) 사무총장이다. 무사 총장은 1991년부터 10년간 외무장관을 역임했지만 오히려 무바라크 정권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져 있다.

튀니지에서 시위가 시작된 초기 카이로에서 아랍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대부분의 아랍 지도자들이 침묵했다. 하지만 무사 총장은 강한 어조로 아랍인의 분노와 좌절을 언급했을 정도로 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대세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유럽과 아랍의 많은 외교관들은 그를 국내외 무대에서 모두 통할 수 있는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

엘바라데이(69) 전 총장은 이집트 사태에서 가장 강력한 어조로 무바라크 대통령을 비판해 왔다. 1997년 IAEA 사무총장직을 맡은 뒤 3차례나 연임했고, 12년간 IAEA의 수장으로 지냈다. 이 때문에 200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해 반정부 세력을 하나로 모으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무사 총장과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

군부와 기득권층 후보로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사미 에난 참모총장,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탄타위 국방장관이 군 최고위원회 의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가장 유리해 보인다. 술레이만 부통령은 시위 과정에서의 무난한 정국 운영, 에난 총장은 깨끗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들은 ‘친(親) 무바라크’ 전력이 약점이다. 하지만 집권당인 국민민주당(NDP)의 조직력과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기득권층의 표가 합세할 경우 승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