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부릉’… 본격 레이스 펼친다
입력 2011-02-13 17:50
가격 내리고 성능 높이고… 차 업계 신차 출시 잇따라
고유가 행진 속에 기름을 아낄 수 있는 고연비 차량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업계는 성능을 높이고 가격은 낮춘 하이브리드차량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해 연비를 높인 친환경차량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여러 하이브리드차가 출시됐었다. 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지금까지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차종은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현황과 출시 예정인 차종 등을 알아본다.
◇한국은 보급 초기 단계=현대·기아자동차는 2009년 7월 각각 아반떼 및 포르테 하이브리드(배기량 1.6ℓ)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액화석유가스(LPG)를 쓰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장착한 친환경차로 관심을 모았었다(공인연비 17.8㎞/ℓ). 하지만 판매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4133대,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2053대 팔리는데 그쳤다. 총 6186대로, 지난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121만7764대)의 0.5%에 불과했다. 2009년 10월 도요타가 국내에 들여온 휘발유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1.8ℓ)도 마찬가지다. 공인연비 29.2㎞/ℓ로 지난해에만 일본에서 31만여대, 미국에서 14만여대가 팔린 인기차종이지만 국내에서는 1315대 팔렸다.
업계에서는 가격이 높고 국내에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판매부진의 이유로 꼽는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가격은 2500만원에 육박한다. 프리우스는 대당 3790만원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13일 “준중형인 국산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가격이 중형차 수준이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세제 지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 하이브리드차 보급이 늘어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 하이브리드 시장 발전 초기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차종 쏟아진다=하지만 가격을 낮추거나 성능을 높인 차종들이 최근 출시되거나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어서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혼다는 지난해 10월 국내에 신형 인사이트(1.3ℓ)를 출시했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중 최저가인 2950만원이며 공인연비는 23.0㎞/ℓ로 국내 경차보다 높다. 특히 엔진과 전기모터 양쪽에서 동시에 동력을 얻는 도요타 등의 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달리 엔진이 중심이 되고 모터가 보조하는 병렬형 시스템을 채택했다. 모터와 배터리만 추가한 간단한 구조여서 차체가 가볍고 주행감도 좋다는 게 혼다 측 설명이다. 도요타는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콤팩트 하이브리드차 CT200h(1.8ℓ)를 16일 출시한다. 렉서스 차량 최초로 진동에너지를 흡수하는 댐퍼를 횡방향으로 설계해 진동을 최소화해 승차감을 극대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연비는 25.4㎞/ℓ이며 가격은 4190만∼4770만원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상반기 중 쏘나타 하이브리드(2.4ℓ)를 국내에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현대차의 첫 양산형 휘발유 하이브리드차로 연비는 21.3㎞/ℓ이며 기존 모델에 비해 고속도로 연비는 10∼15%, 시내주행 시에는 50∼60%가량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병렬형 시스템을 채택, 대용량 모터가 필요한 경쟁사들의 차량에 비해 적은 모터용량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어 효율성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육각형 모양의 그릴 등 다이나믹한 디자인으로 일반 쏘나타와도 차별화했다. 미국 시판가격이 2만6545달러(약 3000만원)로 결정된 만큼 국내 가격도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기아차도 연비 21.3㎞/ℓ의 K5 하이브리드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경쟁사들의 니켈 배터리보다 약 30% 가볍고 작지만, 성능이 우수한 34㎾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