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백내장, 30·40대도 안심 못한다

입력 2011-02-13 17:30

대표적 노인병의 하나로 꼽히던 백내장이 요즘 한참 일할 나이의 30, 40대 중년 남성의 눈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의대 안과학교실 정성근 교수팀은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은 1만1111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비교적 젊은 나이의 30∼49세 환자가 8.8%(97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이 연령대 환자가 전체의 3% 안팎을 차지하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사진기의 렌즈에 해당되는 부위가 혼탁해져 물체가 흐릿하게, 또는 겹쳐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단백질로 이뤄진 수정체는 안(眼)외상, 포도막염 등의 수정체를 손상시킬 수 있는 눈병과 당뇨병 같은 전신 질환 외에도 활성산소, 노화, 흡연 및 과음, 자외선 노출 등에 의해 변성된다.

정 교수팀은 이 가운데 안외상이나 포도막염, 다른 전신 질환의 합병증으로 얻은 백내장과 선천성 백내장 환자들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순수하게 연령 관련 노화 및 생활환경 관련 백내장으로 실명위기에 놓여 수술을 받는 환자들이 얼마나 되고,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서다.

조사결과 여기에 해당되는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41.7세였다. 성별로는 남자가 79%로 여자(21%)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눈의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에도 백내장이 생길 위험이 있고, 중년기 성인 백내장은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는 지표다. 정 교수는 “백내장이 일찍 생기는 것을 예방하려면 젊어서부터 지나친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햇빛(자외선)에도 자주,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