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힐에 ‘삐끗’… 운동만 잘해도 통증 잡는다
입력 2011-02-13 17:27
운동이나 일상생활 중 발목을 접질렸을 때 손상된 인대를 바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 중증 관절염으로 진행돼 발목 인공관절 치환술이라는 대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한두 번 발목을 접질렸을 때 병원에 가기가 귀찮다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지 않은 탓이다. 발병 초기에 잘 대응했다면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가 온 것이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스포츠의학클리닉 김학준 교수팀이 이렇게 자주 발목을 삐어(발목염좌) 손상된 인대를 간편한 발 스트레칭만으로 다시 튼튼하게 재건, 고질적인 발목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발목염좌 예방 근육강화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사진 참조).
김 교수는 13일 “조금만 걸어도 발목이 아픈 사람, 한두 번 발목을 삔 경험이 있는 사람, 계단을 내려갈 때 발목이 밀리는 느낌이 드는 사람의 경우 이 발목 운동 프로그램만 매일 꾸준히 해도 중증 관절염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김 교수팀이 2008년 7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족(足)관절 외측 불안정성’ 진단을 받은 발목 통증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한 달간 시험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단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인대 재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목관절 기능 회복 및 통증 개선 효과가 무려 90.9%에 달했다는 얘기다. 족관절 외측 불안정성이란 발목을 접질려 발목 관절을 안팎에서 고정하고 있는 두 인대 중 바깥쪽 인대가 손상돼 걸을 때 발목이 밀려 흔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발목 염좌 및 인대 손상에 의한 발목 불안정성을 예방하기 위해선 운동을 하기 전·후 발목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는 게 좋다. 김 교수는 “발목 주위 근육이 유연해지면 계단이나 자갈길 등에서 넘어지려 할 때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은 굽이 뾰족하고 높아져 자칫 발목을 접질리기 쉬운 하이힐(킬힐) 또는 지나치게 높은 통굽 구두 신기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 하이힐은 키가 커 보이게 하고, 멋 내기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발목관절 건강에는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