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테크, 무릎 건강부터] 관절염 환자 84%, 고혈압·위장병 등 함께 앓아
입력 2011-02-13 18:06
② 관절염 환자, 만성 질환 이중고
고혈압과 당뇨를 함께 앓고 있는 강금숙(78·서울 등촌동) 할머니는 무릎 관절염 증상이 악화된 이후로 바깥 활동이 뜸해진데다 관절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져 위장병까지 얻게 됐다. 하루에 복용하는 약만 수십 알이 넘는다.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관절염을 치료하고 싶지만 고령에다 여러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선뜻 수술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강 할머니처럼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당뇨나 고혈압, 위장장애 같은 다른 내과적 만성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힘찬병원이 지난해 한해 동안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70세 이상 758명을 조사한 결과, 84%(633명)가 수술 당시 당뇨 등 1개 이상의 만성병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55%(417명)는 2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다. 질환 별로는 고혈압이 79%(502명)로 가장 많았고 위장관 질환(32%), 당뇨(30%), 심장 및 뇌혈관 질환(29%)순이었다.
강서힘찬병원 김성민 원장은 이에 대해 “관절염 환자는 평소 보행 불편으로 운동량이 일반인에 비해 적은 데다 통증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혈압, 혈당 관리가 부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다수가 진통제를 비롯한 만성질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기 때문에 위장병을 달고 살 수 밖에 없다는 것. 김 원장은 “관절염 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질병 상호간 증상을 악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성질환과 관절염을 동시에 갖고 있으면 관절염부터 우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흔히 당뇨나 고혈압 등이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수술 부위 감염, 수술 스트레스로 인한 쇼크, 합병증 등 위험에 대한 우려 때문. 게다가 70세 이상 고령인 경우 약해진 체력 때문에 수술 시간을 견디지 못할 거라는 예단도 뒤따른다.
하지만 최근엔 수술 기법의 발전과 내과와의 긴밀한 협조로 고령환자나 만성 질환자도 수술 전 혈당과 혈압 관리를 통해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 체력 소실로 인한 저혈압이나 심리적 긴장 및 통증으로 고혈압이 올 수 있는데, 내과 협진을 통해 항고혈압제, 항불안제 등을 사용하면 조절된다. 또 감염 방지를 위해 최소절개법이 주로 시술되고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이밖에 무균 수술 시스템,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 등도 만성 질환자의 안전한 수술에 일조하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생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내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전문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