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초유의 탈선 사고…선로전환기 오작동 6량 ‘덜컹’

입력 2011-02-11 21:41


부산발 광명행 KTX산천 224호 열차가 11일 오후 1시5분쯤 광명역 전방 500m 상행선 일직터널에서 선로를 이탈하며 멈춰 섰다.

KTX 탈선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고로 양 방향 열차 운행이 1시간가량 지연되고 있는 데다 주말 KTX 운행 횟수를 평일 수준(170여회)으로 줄일 수밖에 없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됐다.

사고가 나자 승무원들은 승객 149명을 터널을 통해 광명역으로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승객 박모(64·여)씨가 허리 통증을 호소해 곧바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일부 승객이 사고 충격으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승객 황모(29)씨는 “광명역 도착을 앞두고 승객들이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열차가 심하게 덜컹거리더니 30초가량 후에 ‘쿵쿵’ 하고 멈춰 섰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경찰과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열차는 광명역 진입을 앞두고 속도를 줄여 선로를 바꾸던 중 몇 차례 덜컹거리며 10량 중 후미 6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사고가 난 터널은 두 개의 선로가 나란히 놓여 있는 형태로 광명으로 올라오는 열차는 왼쪽 레일을 타고 오다가 오른쪽 레일로 선로를 이동해 승객을 승하차시키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게 돼 있다.

사고 열차는 이날 오전 10시45분 부산역을 출발해 오후 1시3분 광명역에 도착하는 주말 임시열차로 전 구간을 KTX 고속선로를 이용하는 열차라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KTX산천은 지난해 3월 경부선과 호남선에 투입돼 운행을 시작한 지 11개월 동안 크고 작은 고장 등으로 7차례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코레일은 사고가 나자 긴급복구반을 출동시켜 선로를 벗어난 열차를 회수하는 작업을 펴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원인에 대해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선로전환기 시스템 오작동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며 “차량 자체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고 여파로 한동안 양 방향 KTX 운행이 중단됐으나 코레일은 임시 조치로 KTX 열차를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이용하는 일반선로로 우회하는 방식으로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코레일은 부산∼대전 구간에서는 고속철도 전용선로를 이용해 KTX를 운행하고, 사고가 발생한 대전∼서울 구간은 경부 일반선으로 우회 운행 중이다. 또 천안·아산역에 정차하는 KTX는 일반선 천안역에, 광명역에 정차하는 KTX는 일반선 수원역에 각각 정차해 승객의 환승 편의를 돕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재 사고 터널에 대형 기중기 등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으나 터널 내 작업이어서 이르면 12일 오후쯤 임시 복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광명=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