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도발 가능성 있다”… 美 국가정보국장, 김정은 용맹 부각 목적
입력 2011-02-11 18:18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입지 강화를 위해 연평도 포격 같은 추가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생산했는지엔 판단을 유보하면서, 북한이 미군이나 미국 영토에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제임스 클래퍼 DNI 국장은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안보위협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연평도 포격은 김정은의 리더십과 정권 내부에서 군부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일은 엘리트 집단의 충성과 지지가 의심스럽다고 생각될 경우 김정은을 강인하고 용맹스러운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해 추가 도발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DNI는 또 “북한이 2006과 2009년에 두 차례 핵장치(nuclear devices) 실험을 했지만, 실제 핵무기를 생산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대화 복귀 의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 DNI는 그 이유로 국제 제재 완화, 국제사회의 경제지원 재확보, 중국과의 유대 강화, 남북·북미 양자 협상 재개, 암묵적인 핵보유국 지위 획득 등을 꼽았다. DNI는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강압적 외교 수단 등으로 인식해 제한된 환경에서만 사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군사적 패배가 확실하거나 명확한 손해를 감수하지 않는 한 미군이나 미국 영토를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불용’ 원칙이 표현되지 않았다. 지난해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라고 분명히 밝혔었다.
DNI는 “중국이 글로벌 파워라는 자신감을 키우면서 인접국과의 분쟁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접국들이 지난해 영해 분쟁 등으로 중국의 의도와 계획에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북한 억제 노력은 평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