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일요일 대격돌… 3연승 삼성화재 vs 3연패 현대캐피탈

입력 2011-02-11 17:44

지난 9일 LIG손해보험과의 프로배구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이제는 그동안 못 이겼던 팀들을 이겨보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와는 각각 세 번씩 겨뤄 전패한 반면 나머지 팀에게는 전승을 거뒀다. 13승6패로 선두 대한항공에 2게임 뒤진 2위에 랭크돼 있지만 전통의 라이벌인 5위 삼성화재에 한번도 못 이겨 체면이 구겨질 데로 구겨져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현대캐피탈이 앞섰다지만 삼성화재만 만나면 힘 한번 못쓰고 제풀에 자빠진 것.

역대전적 13승27패의 절대 열세인 전적이 보여주듯 삼성만 만나면 주눅이 드는 현대 선수들의 심리상태에 문제가 있으리란 짐작이 가능하다.

이들 팀의 올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이 13일 오후 2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다. 현대캐피탈은 혹 포스트시즌에서 겨룰지도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고 다짐하고 있다.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역대 최약으로 평가받던 서브를 집중 보완해 9일 LIG손보와의 경기서 효과를 봤다. 소토와 문성민 좌우 쌍포와 윤봉우, 이선규를 앞세운 센터진의 위력도 절정에 달해 있고 세터 권영민, 최태웅이 번갈아 경기를 조율하고 있어 앞선 라운드와 다른 경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4위권 진입을 눈앞에 둔 삼성화재는 라이벌전에서 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선수들이 현대만 만나면 눈에 불을 켠다고 한다. 2년 연속 올스타전 MVP 가빈의 활약이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앞서 3경기서 가빈은 경기당 평균 33점을 올렸다. 세터 유광우도 전반기와 달리 훨씬 안정적인 토스가 가능해졌고 수비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4강 라이벌인 3위 이하 팀에게 승리를 거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굳이 현대전 승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경기는 토종 최고 공격수를 다투고 있는 문성민(현대캐피탈)과 박철우(삼성화재)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성민은 개인기록에서는 박철우를 앞섰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삼성화재에 한번도 못 이겨 사실상 패한 것과 다름없다. 박철우 역시 새로운 팀에 잘 적응하지 못해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 신치용 감독으로부터 “네가 잘해야 팀이 이긴다”며 공개적인 질책을 들을 만큼 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다행히 4라운드 첫 경기인 10일 상무신협전에서 19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 13일 4번째 라이벌전에서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