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조찬기도회 통절한 회개… 한국교회 신뢰의 날개를 달아라

입력 2011-02-11 17:52


한국교회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회의 위상도 점점 추락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취약한 모습들이 세상에 속속들이 표출되면서 비판의 강도도 거세지고 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의 명령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교회는 ‘의인’과 ‘죄인’이 모인 곳이다. 교회는 ‘넘어짐’과 ‘일어섬’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공동체다. 인류 역사상 완벽한 교회는 아직 없었다. 그러나 교회의 머리는 항상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이 희망이다. 넘어진 교회는 다시 날개를 달고 비상해야 한다. 그 날개는 참회를 통해 얻어진다.

11일 오전 서울 역삼동 화평교회(김병훈 목사)에서 개최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는 이에 대한 단초를 제공했다. ‘주여, 기도와 예배의 부흥을 주시옵소서’란 주제 발표에서 임석순 한국중앙교회 목사는 준비한 원고 대신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유학하고 돌아오면 뭐든 잘 될 줄 알았습니다. 교회만 부흥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사람들에게 편한 목회만 추구했습니다. 본질을 망각했던 거죠. 그러니 교회 문제가 생기자 흔들릴 수밖에요. 그때 제 가슴을 송곳처럼 찌르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마 21:13). 목회자는 기도하는 사람, 말씀 전하는 자로 일컬음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강도의 굴혈(掘穴)이 되고 맙니다.”

임 목사는 이때부터 외부 모임이나 노출을 삼가고 밤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었다. 기상 시간은 새벽 3시30분. 4시면 교회에 도착해 7시까지 기도에 전념했다.

“새벽기도 3시간은 처절한 몸부림의 시간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하나님 말씀을 전할 수가 없습니다. 몸부림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기도 속에서 말씀이 나오더란 겁니다.”

임 목사는 기도와 말씀의 중요성을 닭 잡는 모습에 비유했다. “손에 잡힌 닭은 가만있지 못하고 푸닥거리는데 양 날개를 잡으면 꼼짝하지 못합니다. 교회와 성도에게 두 날개는 기도와 말씀입니다. 예수 이름을 드러내야 할 사람들이 돈으로 목회하고, 십자가를 져야 할 사람들이 권력 다툼에 휘말리는 병폐를 치유할 방법은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자기 고백적 발표가 이어졌다. 오정호 대전새로남교회 목사는 주일 저녁예배 회복을 역설했다. 오 목사는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시 되던 주일 저녁예배가 이제는 장년조차 소홀히 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지금은 예배자를 찾는 주님 앞에 자기를 쳐서 복종시키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벽기도 부흥회로 알려진 이광훈 할렐루야선교교회 원로목사도 “주님은 기도 외에는 이런 유가 나올 수 없다고 하셨다”며 “교회마다 새벽기도의 부흥이 넘쳐나 한국교회가 새롭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를 듣던 참석자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아멘”으로 응답했다. 설교를 전한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는 “기도는 죄를 찾는 현미경이다. 기도를 통해 부족함이 드러난다”며 “영적 예배를 통해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살게 되는 부자일신(父子一身)을 이루자”고 호소했다.

앞서 열린 기도회에서도 영적 각성을 촉구하는 기도가 이어졌다. 김병훈 화평교회 목사는 “목회자들이 목사 이전에 먼저 신자의 삶을 살며 참된 예배자로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는 “기도를 통해 성령의 온전한 일치를 보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