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대형마트 풍경 바꿨다… 수입육류 매출 ‘쑥’, 우유 할인행사 ‘뚝’
입력 2011-02-10 21:18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형마트에서 수입산 쇠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정도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수입산 쇠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0% 늘었고, 롯데마트는 117.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롯데마트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매출이 크게 늘어 전년 동기 대비 15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수입산 쇠고기 매출 증가는 국산 돼지고기 가격 인상과 관련이 깊다. 제주산 프리미엄이나 브랜드 제품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900∼3500원 정도로 일부 수입산 쇠고기보다 비싸다. 수입산 쇠고기(척아이롤)는 100g당 1980∼25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국산 돼지고기보다 수입산 쇠고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 때문에 대형마트들은 수입산 돼지고기 물량도 늘리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수입산 돼지고기가 차지하던 비중은 5%대 정도였지만 구제역 이후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8일부터 수입산 냉동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매장을 종전 76개점에서 90개점으로 늘렸다. 지난달 롯데마트의 수입산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50.4%나 늘었다. 롯데마트는 돼지고기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 캐나다 등에서 국내산보다 30∼40% 싸게 판매할 수 있는 냉장 돼지고기를 추가로 수입할 예정이다.
이마트도 수입산 돼지고기 물량을 늘려 앞으로 한 달 동안 미국산 냉장 삼겹살은 100g당 1250원, 프랑스산 냉동 삼겹살은 730원에 판매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100g당 750원에 판매하는 수입산 냉동 삼겹살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구제역 여파가 봄까지 이어지면 수입산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축산 담당자들이 물량 확보에 나섰다.
대형마트에 공급되는 우유도 구제역 이전보다 10%가량 줄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마다 우유 2개 제품을 모아 10∼20%씩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크게 감소했다. 아직 공급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정도는 아니지만 다음 달 이후 공급량이 더 줄어들 수 있어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유 공급 자체가 적어졌기 때문에 가격 인하 폭이나 할인 판매하는 횟수도 20∼30% 정도 감소했고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우유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보다 할인 혜택이 적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