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승진… 2세 체제 개막

입력 2011-02-10 18:32


롯데그룹이 10일 창업주 신격호(89) 회장이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으로 2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40여년간 롯데그룹을 이끌었던 신격호 회장의 뒤를 이어 차남인 신동빈(56·사진)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신격호 회장은 회장직을 물려주고 총괄회장직을 새로 만들어 맡았으나 사실상 은퇴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회장과 일본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신동빈 신임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이사로 입사해 97년 그룹 부회장, 2004년 정책본부장을 거쳐 입사 20년 만에 회장에 올랐다. 신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 롯데그룹은 1967년 롯데제과 창설 이후 40여년 만에 사실상 2세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신 신임 회장은 롯데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 최대주주다. 그가 갖고 있는 롯데쇼핑 지분은 14.59%로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14.58%)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은 1.01%다.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 신임 회장 4.88%,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이 3.48%씩 갖고 있다.

일본롯데는 장남이, 한국롯데는 차남이 각각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물론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홀수 달은 국내, 짝수 달은 일본에 머물면서 일정 부분 경영에 관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그룹을 이끌어왔던 신격호 회장이 마침내 아들에게 지휘봉을 넘긴 것이란 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 신임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사장은 롯데그룹에서 전문 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승진, 정책본부장을 맡는다. 이 부회장은 2007년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뒤 신 회장을 보좌해 롯데그룹 핵심 사업을 관장했다. 허수영 케이피케미칼 대표,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 등 7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