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전 대통령들 귀환, 아이티 정국 불안 불씨로
입력 2011-02-10 18:16
지진 참사, 콜레라 창궐, 그리고 대선 부정시비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아이티에 독재와 부패로 축출된 전직 대통령들이 잇달아 귀국하고 있다.
7년 전 부패와 실정으로 국외로 쫓겨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망명생활 중인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58)이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달 지지자들에게 귀국 의사를 알렸던 아리스티드는 그동안 아이티 정부로부터 여권을 발급받지 못하다가 8일 외교 여권을 발급받았다. 그의 변호인 이라 쿠르즈반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귀국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25년 전 축출됐던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 전 대통령(60)은 지난달 16일 귀국했다.
사제 출신인 아리스티드는 1990년 대통령에 당선됐다가 이듬해 군부쿠데타로 축출됐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94년 대통령으로 극적인 컴백에 성공한 뒤 96년까지 잔여임기를 마쳤다. 그는 2001년 아이티 역사상 첫 민주적 절차에 의해 대통령에 다시 당선됐지만 2004년 민중 봉기로 쫓겨났다. 아이티에서 여전히 상당한 지지 세력을 갖고 있는 그가 귀국할 경우 아이티 정국에 일대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그의 귀국은 아이티에 불행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적어도 다음달 20일 예정된 대선 결선투표 전에 귀국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