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밀·콩도 3개월치 비축한다… 정부, 식량위기 ‘해외 변수’ 적극 대응

입력 2011-02-10 18:18


정부가 보리, 콩, 옥수수, 밀 등을 비축해 비상시에 방출하는 곡물비축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식량위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들 곡물은 수입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이 고스란히 국내로 옮겨온다.

10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쌀만 대상으로 하는 기존 공공비축제를 곡물비축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수요는 많지만 국내 생산량이 부족해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보리, 콩, 옥수수, 밀이 대상이다. 지난해 옥수수 수입량은 856만286t(20억46만 달러)에 이르렀다. 밀은 445만7660t(11억190만 달러), 대두는 124만2895t(5억8828만 달러), 보리는 19만7404t(8110만 달러)을 수입했다.

공공비축제는 전쟁, 천재지변, 급격한 수급변동 등에 대비해 정부가 시가로 매입해 일정 물량을 유지하는 제도다. 정부는 2005년 쌀 수매제도를 폐지하면서 공공비축제를 도입해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권고기준인 국내 소비량의 17%(3개월 소비물량)인 72만t을 쌓아두고 있다. 매년 36만t 수준을 매입해 회전 비축하고 있다.

정부는 보리, 콩, 옥수수, 밀도 쌀처럼 3개월 소비물량이나 연간 소비량의 10% 안팎을 비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공비축제를 곡물비축제로 확대 전환하려는 이유는 국내 곡물자급률이 낮아 매년 1400만t 가량을 수입하다 보니 해외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곡물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 곡물별 자급률은 기형적이다. 2009년 기준 쌀 자급률은 98.0%인 반면 보리는 41.1%, 밀은 0.5%, 옥수수는 1.0%, 콩은 8.4%에 그쳤다. 우리보다 곡물자급률이 낮은 일본(22.4%)은 쌀 외에 보리, 콩, 옥수수, 밀 등을 비축해 외부 충격을 줄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곡물을 비축하면 글로벌 식량위기 때 식량안보를 확고히 하고 국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박동규 선임연구위원은 “식량파동 주기가 짧아지고 강도가 세지고 있어 곡물비축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