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천안함·연평도 그냥 못넘겨”-北 “상종할 필요 못느껴”

입력 2011-02-10 18:18

북한이 남북 군사 실무회담 결렬 하루 뒤 원색적으로 남한을 비난하면서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우리 정부도 천안함·연평도와 관련한 원칙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은 10일 ‘북남 군부 대화선에서 드러난 역적패당의 불순한 속내를 밝힌다’는 제목의 ‘공보’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다. 북측은 이 글에서 “역적패당(남측)이 북남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고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더 이상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측은 또 “7차례나 휴회를 거듭하며 시간만 허비하다 (회담이) 결렬됐다”면서 “괴뢰 국방부와 통일부 패거리들을 비롯한 얼마 안 되는 역적패당의 고의적인 대화 파탄 흉계와 관련된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또 “(남측이) 북남대화 자체를 거부해 6자회담 재개와 조선반도 주변국의 대화 흐름을 막고 대결과 충돌국면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북측 공보내용에 대해 “충분히 예상했던 내용으로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고 일축했다.

국방부는 천안함과 연평도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 또한 대화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인 문상균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은 “천안함·연평도 사태는 우리 국민의 아픔과 상처가 남아 있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제의한 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에 동의하면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실무회담을 추가 제의하면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조건을 가지고 제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무작정 대화에 응하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우리 정부는 먼저 대화 제의를 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북한이 일정한 시점에 회담 제의를 해올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측의 대남비난 강도를 고려할 때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